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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습니다. 글도 길고요.
평소에 제 블로그를 보면서 "이 쇼낀 글도 별로 안쓰고 짤방으로 먹고 산다"라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서 한 번 이래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어차피 퍼온 거네요. 뭐, 그런 사소한건 대범하게 넘깁시다. 글접기 태그를 배운 기념으로 써먹어봤습니다. 다른 것들도 수정했으니 예쁘게 봐주세용. ![]() 길었던 콘서트 투어도, 오늘이 마지막 날. 계속되는 앵콜의 소리에 응해서 「상처투성이의 블룸」과 「PRESENTHOLIDAY」를 열창하고, 그 흥분이 완전히 식지 않은 상태에서 아사미야 아테나는 땀투성이가 되어 무대를 내려왔다. 「아테나, 수고했어요!」 「여러분들도 모두 수고하셨어요!」 「오늘 무대 진짜 좋았어!」 「감사합니다!」 백 스테이지에서 마주친 스탭들이 이구동성으로 아테나를 칭찬한다. 아테나의 투어때마다 항상 동행해 주는 낯익은 얼굴들 뿐이지만, 그 표정엔 평상시와 다른 충실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 만큼 이번 투어에는 누구나 힘을 쏟고 있었다. 「아테나, 지치긴 했겠지만 곧바로 잡지 인터뷰 들어갈거야!」 「네!」 아테나는 매니저의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이 없는 대기실에 들어갔다. 거울의 앞에 앉아 차가운 미네랄 워터로 마른 목을 축이며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쉰다. 하지만, 심장은 아직 두근두근은 뛰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아테나의 얼굴은 조금 전 마주친 스탭들처럼 큰 일을 해냈다는 충족감과 흥분 때문에 아직 빨갛게 되어있다. 「끝나 버렸다--」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는 아테나도 스탭들도 '지금부터 장기전이 되겠군'하고 각자 말했었지만, 막상 끝나 버리면 순식간이었다. 기분 좋은 고양감이 땀과 함께 사라져가고, 멀리 들려오던 팬들의 환성이 점차 멀어져 가면 그 대신 아테나의 마음에 가득 차 오는 것은 뭐라고 말할 수 없는 적막감이었다. 여름 방학 마지막 날 밤에 어린 아이처럼, 즐거웠던 꿈에서 깨어난 것 처럼--콘서트가 끝나면 언제나 그런 외로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다음 투어가 시작되면 많은 팬이나 익숙한 스탭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지금까지의 고조가 크면 클 수록 연회가 끝난 뒤의 외로움이 괴로웠다. 「……안 돼, 아직 일이 전부 끝난 게 아니잖아」 아테나는 어느새 거울을 바라본 채 눈물짓기 시작하고 있던 자신을 눈치채고 눈가를 닦고 당황하며 일어섰다. 감격의 눈물같은 건 좀 더 나중에 흘려도 된다. 아직 지금은 아이돌로서 활동을 계속해야만 하는 시간이었다. 「――어머?」 거울을 바라보며 흐트러진 분장과 무대의상을 간단히 고치고 있던 아테나는, 한구석에 살짝 놓인 검은 꽃다발을 보았다. 대기실엔 많은 꽃다발이 옮겨져 있었지만, 화려한 색채의 소용돌이 속에서 테이블 위에 놓여인 검은 장미꽃다발은 오히려 보는 사람의 눈을 끌어당겼다. 아테나는 그 꽃다발에 하얀 봉투가 한 통 있는게 마음에 걸려서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 봉투를 손에 든 순간, 바늘로 찌르는 듯한 오한이 아테나의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그토록 땀투성이가 되어 있던 몸이 한순간에 얼어버린듯한, 코통과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의 한기에 손가락이 굳어진다. 「이, 이건……!」 아테나가 무심코 떨어뜨린 봉투에는 사신의 낫과 독수리의 날개를 조합한 기분 나쁜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거기에서 느끼는 것은 사라질 생각도 없이 남아있는 사악함--아사미야 아테나이기 때문에 감지할 수 있는 검은 사념이었다. 일찌기 느낀 적이 없을 정도의 악의와 적의 그리고 조롱하는듯한 의지. 아플 정도로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하는 봉투를 조심조심 주운 아테나는 어색한 손놀림으로 봉투를 열었다. 킹·오브·파이터즈를 개최합니다--. 「이런게 어째서 여기에……?」 그 간결한 문장을 본 아테나는 그 순간 아이돌로서 보내는 일상이 오늘 일단 마지막을 고한 것을 알았다. 「――아테나?」 그 때, 매니저의 소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살짝 열린 문에서 매니저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들여다보고 있다. 「무슨 일 있니, 아테나?」 「아, 아뇨, 별로」 「아무리 노크 해도 대답이 없어서, 안에서 쓰러져있는게 아닐까 하고 걱정했잖아. ……정말 괜찮아?」 「죄, 죄안해요. 무대를 나오자마자 탈진해 버렸달까, 김이 빠진 것 같아서……」 머리를 긁적이고 미소를 지으며 대충 대답한다. 아테나의 미소에 끌리듯 불안해보이던 매니저도 얼굴을 펴기 시작하게 했다. 「하하하, 이번 투어는 평소보다 힘이 잔뜩 들어간 모양이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인터뷰는 좀 더 쉬고 난 다음에 할까?」 「아니오, 괜찮아요」 아테나는 자연스럽게 코스메틱 가방 안에 초대장을 던져 넣으며 억지 웃음을 짓고 고개를 저었다. 「일단 투어를 끝낸 지금 심경이라던가, 이 후 활동에 대해라던가, 그 런 질문이 올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만약 교우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았어도 약싹빠르게 대답 못하면 안돼? 연애이야기같은 건 기본이니까」 「알아요 알아요」 잔걱정이 많은 상격의 매니저의 어깨를 두드린 뒤, 아테나는 매니저와 함께 대기실을 나왔다. 「――빨리 끝내고 모두와 건배해야죠!」 내일부터는 한 명의 격투가로서, 사이킥 솔져로서 싸우며 사는 날들이 다시 시작된다. 하지만 오늘만은, 오늘 밤만은--. ![]() 멀리서 진혼의 종소리가 글려온다. 넓은 묘지의 어디선가 장례식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맑지 않고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던 리안은 걱정스러운 한숨과 함께 눈앞의 묘비로 시선을 내렸다. 「오래간만이네요, 아빠, 엄마--」 아직 낡지 않은 묘비에는 리안의 부모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이 묘 밑에는 아무것도 없다. 빈 관 뿐이다. 그 안에 있어야 할 리안 부모님의 유해는 벌써 15년이나 전에 불길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녀의 눈앞에서 많은 동료들과 함께--. 「――――」 얼어붙었음이 분명한 마음이 희미하게 아팠다. 이 묘비를 볼 때마다, 그 밝았던 시절이 떠오른다.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리며 갑자기 습격해 온 적과 맞서 싸운 아버지. 그 분 곁에서 아버지와 함께 싸우고 있던, 지금의 리안과 꼭 닮은 어머니. 다른 동료들이 차례차례 힘이 다해 쓰러져가도, 두 사람은 끝까지 싸웠다. ――그런 두 사람을 리안의 눈앞에서 그 남자가 죽였던 것이다. 지옥의 처형인. 지옥을 자신의 고향처럼 여기는듯한, 목에 큰 상처가 있는 남자. 지금 생각해보면, 리안은--이후 15년동안 함께 살았던--듀크라는 이름의 남자를 거의 모른다. 듀크라는 이름조차 본명인지 의심스러웠다. 15년전의 그 날, 부모님이 살해당한 직후 “조직”의 유일한 생존가 된 리안은 우는 것보다도 먼저 분노에 자극을 받아 듀크를 공격했지만, 문자 그대로 손가락 하나로 땅에 처박혔다. 불과 11세의 소녀였으니 그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한번에 당해버린 리안은 그 자리에서 죽을 것을 각오했다. 그러나, 듀크는 리안을 죽이지 않았다. 그 뿐만 아니라 리안을 자신의 손에 두고 완벽한 암살자로 만들어 내도록 수많은 훈련을 시켰다. 왜 듀크가 자기를 부모님의 원수로서 노리는 소녀에게 송곳니를 주는 것 같은 짓을 했는지, 그것은 리안도 모른다. 하지만 특별히 그 이유를 알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리안은 복수의 찬스가 주어진 것을 기뻐하며 오로지 솜씨를 갈고 닦았다. 부모님을 죽인 원수의 밑에서 리안이 보낸 15년의 세월은, 그녀를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고 생명의 불꽃을 꺼버릴 수 있는 일류 암살자로 만들어주었지만, 그녀 가슴에 깊게 새겨진 증오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었다. 「……우스꽝스럽네」 희미하게 떨리는 자신의 손을 바라본 리안은 붉은 입술을 비쭉였다. 항상 냉정한 암살자로서 듀크에게 배운 리안이 유일하게 그 마음을 움직이는게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자기손으로 듀크의 숨통을 끊는 것을 상상할 때 뿐이었다. 방향은 완전히 정반대였지만, 리안이 듀크에 관해서 하는 생각은 격렬한 사랑을 닮았을지도 모른다. 도중에 꺾어온 엉겅퀴꽃을 하나 부모님의 묘 앞에 올리고 거기를 떠나려는 리안의 뒤에서, 이슬에 젖은 잔디를 밟는 몇 개의 발소리가 있었다. 「――리안·네빌이지?」 바로 조금 전까지 묘앞에서 상을 치르고 었던 남자들이, 어느새 리안을 둘러싸고 서 있었다. 그들 모두 그 오른손이 검은 옷의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손이 홀스터에서 권총을 뽑았을 때에는, 리안의 모습은 이미 거기에 없었다. 「얼빠졌다니까」 서늘한 모멸과 최고급 밍크코트만을 그 자리에 남긴 채, 발군의 균형을 지닌 아름다운 사신이 소리도 없이 달린다. 「끅--」 「커헉」 아마 습격자들의 눈에는, 까맣고 노란 번개가 선명히 앞질러간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뒤에서 목뼈가 꺾이고, 어떤 사람은 장저에의해 갈비뼈가 쳐 부숴지고, 또 어떤 사람은 다른 동료의 총격에 휘말려들어서 습격자들은 차례차례로 쓰러져갔다. 최초로 소리가 난 다음 나서 마지막 한 사람이 짧은 소리를 내며 절명할 때까지의 시간을 보면 단 수십초--. 다시 코트를 집어입은 리안은 숨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정말로 날 처리하고 싶었다면, 말을 걸지 않고 갑자기 공격해야 했어」 아무도 들을리 없는 어드바이스를 말한 뒤, 리안은 묘비로 다시 왔다. 「소란스럽게 해서 미안해요, 아빠, 엄마. ……또 올게요」 여기엔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말을 건 리안은 발밑에 쓰러진 남자들을 그 자리에 놔둔 채 걷기 시작했다. 이런 일 자체는 별로 드문게 아니다. 짐작도 없는 무리로부터 생명을 위협받는 것이 말이다. 아마 이전에 리안이 암살한 어느 보스의 복수일 것이다. 지금까지 리안은 듀크가 명하는 대로 이런저런 조직이나 패밀리의 요인들을 암살해 왔다. 그러니까 짚이는 곳이 없다기보다 너무 많아서 모른다고 하는 편이 바른 말인지도 모른다. 어쨌건간에, 그 보복으로 생명을 위협받는 일도 지금은 이미 익숙해져 버렸다. 리안은 검은 코트 주머니에서 한 통의 봉투를 꺼냈다. 킹·오브·파이터즈--. 주최자의 정체조차 분명하지 않은, 완전히 뒷세계쪽 대회다. 그렇지 않다면 리안같은 인간에게 초대장이 올리도 없다. 「여기에 가면……또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 오싹해진다. 무서운 미소를 띄운 리안은 묘지에서 자취을 감추었다. 다시 고요함을 되찾은 묘지에 썩은 냄새가 섞인 듯한 강한 바람이 불어 엉겅퀴 꽃이 솜털같이 떠오른다. 그 꽃말은--. ![]() 새까만 그림자를 드리운 빌딩 거리의 저 편에 희미한 아지랑이를 질질 끌며 천천히 태양이 저물어간다. 「대회 게스트라고 해야하나……뭐, 손님끄는 팬더같은 거지」 니카이도 베니마루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간만이었다. 쿄가 일본을 떠나 있는 동안 오사카에서 개최된 이종 격투기 대회의 엑시비젼 매치에 출장했다고 한다. 「이 몸처럼 같이 강하고 아름다운 선수가 없으면 이벤트가 성공 못할거라면서 주최자가 울면서 매달리지 뭐야. 아버지가 아는 분이 아니었으면 나가지도 않았겠지만」 「근데 이기긴 한거냐?」 쿠사나기 쿄는 광고지투성이인 전화박스의 유리문에 기대어 주머니 안에서 잔돈을 놀리면서, 입술을 비쭉였다. 「당연한 걸 묻지 말라고」 전화기 저 편에서 베니마루의 쓴웃음소리가 들렸다. 「KOF가 아닌 그냥 보통 대회잖아? 날 상대하실만한 상대가 나올리가 없잖아? 」 「다이몬이 있잖아. 아주 없으면 신고라던가」 「일단은 타진해 봤는데, 고로 아찌는 강화 선수의 지도로 바빠서 무리라더라. ――게다가 신고는 처음부터 고려할 필요도 없지. 실력 부족은 좀 봐준다고 해도, 그녀석은 아직도 TV에 나올만한 화려한 싸움은 할 수 없으니까」 베니마루는 라이벌이 없는 것도 말썽이라며 과장하듯 한탄했다. 「――넌 아직 돌아올 생각은 없는거냐? 」 그리고 당분간 의미없는 잡담을 한 뒤, 베니마루의 목소리가 조금 바뀌었다. 「아아」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바꾼다. 전화박스에서 보는 석양은 커다래서, 쿄의 눈동자를 눈부시게 찔렀다. 「뭐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뭐랄까, 왠지 모르게랄까……」 「'왠지 모르게'라……. 뭐, 이렇게 가끔 연락을 해주니까 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군. 유키나 어머님께도 연락은 했지? 」 「아니, 유키한테는 이따금 전화하고 있지만 걔네 아버지가 받아서 시끄러워지니까, 내쪽에서는 연락안해」 「너말야……」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옛말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잖아」 쿄는 진절머리 난 것처럼 어깨를 으쓱렸다. 「――그럼, 이제 잔돈이 없으니 끊을게」 「이봐, 쿄」 「응?」 「일본으로 돌아오면 같이 팀이나 또 짜자구--같은 소리를 할 생각은 없어, 나는」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쿄도 알고 있다. 베니마루는 쿄와의 재대결을 바라보고 있다. 「아……그리 오래 기다리게 하진 않을거야, 아마도」 그렇게 말한 쿄는 전화를 끊었다. 다음 순간, 곧바로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 전화박스를 나오려 하고 있던 쿄는, 울릴리가 없는 전화를 뒤돌아보며 웃음을 띄웠다. 천천히 손을 뻗어 놓은지 얼마 안된 수화기를 다시 손에 든다. 「――쿠사나기 쿄씨……지요? 」 들은적이 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웃음과 함께 들려 왔다. 「너 누구야?」 쿄는 평소처럼 대답하면서 유리의 너머로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여러가지 언어가 들려오고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도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가는 혼잡한 거리는 벌써 밤이 되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하늘 중간까지는 암적색으로 남아있었지만, 나머지 반은 밤인 군청색으로 물들어 반짝반짝 별이 빛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최근 내 주위를 누군가가 어정어정 돌아다니는 것처럼 느끼고 있었지, 그게 너였냐?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이었냐?」 「과연 감이 날카로우시군요」 「아첨은 필요없어. ……그것보다, 도대체 나한테 무슨 용건이 있는거야?」 「기뻐하십시요. 지금 쿠사나기류 고무술의 전승자인 당신을 대회의 특별 초대 선수로 등록했습니다」 「뭐라고?」 「호텔로 돌아가보면 아실 겁니다」 수수께끼에 싸인 전화는 그대로 끊어졌다. 「……장난이나 치기는」 당분간 이 거리를 돌아다닐 생각이었지만, 지금 온 불길한 전화로 그런 기분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호텔로 돌아가니 쿄 앞으로 온 항공우편이 프론트에 도착해 있었다. 발신인의 이름은 불명. 하지만, 적어도 무사 수행중인 쿄의 위치만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인 것 같다. 「흥……」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창가의 소파에 앉아서 봉투를 연다. 안에서 나온 것은, 처음 봤지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하얀 봉투가 한 통. 쿄은 붉은 봉인이 찍힌 봉투를 열고 무심코 혀를 차며 그것을 내던졌다. 킹·오브·파이터즈를 개최합니다--. 새 편지지 위에 너무 봐서 익숙해졌다고 할만한 문장이 써있다. 「정말이지, 도대체 어디의 어떤 놈이 또 이런 걸 개최하려고 하는걸까--」 희미하게 느끼고는 있었지만, 너무나 예상대로인 전개에 화가 난다기보다 쓴웃음까지 나와버렸다. 「이런 예의도 모르는 녀석들의 바보같은 소란에 하나하나 상대해 주는 것도 귀찮지만……더 이상 알지도 모르는 녀석들이 스토킹하는 것도 열받고」 턱을 괴고 창 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이국의 거리에서 맞이한, 이미 몇번째인지도 모르는 석양--. 태양과 달이 바뀌는 하늘을 멍하니 올려다본 쿄는, 문득 그 남자를 떠올렸다. 그 남자도, 이 하늘 아래에서 같은 봉투를 꽉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 ![]() 고막을 진동시키는 굉음에 문득 올려다보니, 점보제트기가 손에 닿을 것처럼 낮은 하늘을 날아 간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점점 작아지는 점보를 잠깐 바라보고 있던 쿄는 시선을 약간 내렸다. 새싸만 고층빌딩들 그림자 저 편에, 아지랑이를 질질 끌며 거대한 석양이 천천히 저물어간다. 쿠사나기 쿄는 오래된 빌딩 옥상에 있는 녹투성이 난간에 기대서 싫증도 내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러고 있으니 일본에 있었을 무렵이 생각난다. 그 무렵엔 자주 지루한 수업을 땡땡이 친 뒤, 학교 옥상에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구름이 바람에 흘러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멋있는 시의 구절을 생각하고 있던 적도 있었고, 수면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낮잠을 자고 있던 적도 있다. 어쨌건 간에, 그것은 쿄에 있어 더 없이 행복한 시간이었음이 틀림없었다. 그런 조촐한 행복도 마음 약한 교사에 부탁받은 유키가--쿠사나기 쿄 정면에서 주의를 줄 수 있는 교사는 별로 없었다--기가 막힌 듯한 얼굴로 부르러 오거나, 그게 아니면 수제자를 자칭 하는 신고가 큰 소리로 불러서 중단되는 일이 많았지만. 그 무렵엔 왠지 모르게 계속 따라 오는 신고를 귀찮다고 생각한 적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제 와서 그 의미없이 건강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도, 그것대로 어딘가 조금 부족하게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언제나 싫증이 나있단 그 무렵, 규율에 얽매이는 생활에 진절머리 나던 그 때--주위 사람들과 자신은 사는 세계가 너무 다르다고 하는 것을 피부로 느껴서, 어느덧 자기쪽에서 주위 사람들을 멀리 한채 산만하게 보내던 일본에서의 매일--. 그것이 지금은 매우 그립게, 그리고 둘도 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답지 않게시리」 쿄는 향수병같은 생각을 한 자신을 보고 웃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밤바람이 쿄의 앞머리를 흔들며 지나간다. 그 느낌에 어느새 졸고 하고 있던 것 같다. 이미 석양은 가라앉아서 하늘은 밤으로 변했다. 달이 밝으니 별들은 어둡네--. 오늘 밤하늘에는 별은 없었고, 다만 칼날처럼 가는 초승달만이 더러워진 거리 위에 고독하게 떠있다. 무릎에 손을 짚고 일어선 쿄는 난간의 그물코에 손가락을 걸었다. 사람들의 욕망과 정열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며 성장해가는 대도시는, 밤을 맞이해도 잠든다는 것을 모른다. 이 거리의 밤하늘에 별이 없는 이유는 사람들이 만든 콘크리트 정글에 있는 여러가지 빛이, 작은 별빛들을 간단히 밀쳐내기 때문일까. 지금 또 교외에 있는 공항에서 이륙한 점보제트기가 경고등을 깜빡이며 낮은 하늘을 날아 간다. 쿄는 그 엔진음에 얼굴을 찌푸리며 머리 위를 지나가는 그림자를 바라본 뒤, 배후로 시선을 돌리며 힐쭉 웃었다. 반쯤 열린 철제 문 앞에,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가 서 있었다. 「빈틈투성이다, 쿄……」 「바보같은 소리. 너의 기척은 벌써부터 눈치채고 있었다고」 쿄이 앞머리를 쓸어 올리자, 이국의 밤하늘에 붉은 반딧불이 춤추었다. 「――만약 네가 뒤에서 불의의 습격이라도 하려고 했으면 돌아보면서 까맣게 구워버릴 준비는 하고 있었으니까」 「흥」 야가미 이오리는 붉은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 긴 앞머리 너머로 휘황찬란한 네온에 물든 거리로 시선을 돌렸다. 「죽을 곳이 여기가 되어도 괜찮은거냐?」 「누가 죽는다는거야?」 「그 정도는 선택하게 해 주지」 「그것 참 친절하시구만」 야유하듯이 중얼거린 쿄는, 손등 부분에 태양이 새겨진 애용하는 글러브를 양손에 끼웠다. 나는 왜 이 남자와 싸우는 걸까? ――쿄는 가끔 그렇게 생각한다. 야가미 이오리가 쿠사나기 쿄를 노리는 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어도, 동기 그 자체는 뚜렷하다. 쿄를 증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쿄 자신은 이오리를 특별히 미워하고 있는 건 아니다. 물론, 좋은지 싫은지 둘 중 하나로 말하라면 정말 싫지만, 다만 거기에는 증오의 그림자는 없고, 각각의 일족이 짊어진 운명이라는 것도 그들에게 있어선 그다지 관계가 없다. 그러니까 쿄가 만나려고도 하지 않으면, 이오리와의 싸움은 얼마든지 피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러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도전받은 승부에 등을 돌리는 건 자존심이 허락치 않으니까--라는 이유만은 아닌듯한 생각이 든다. 「……뭐가 우습나?」 「아니」 쿄는 빠져나온 미소를 이제 와서 숨기는 것도 이상할 거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고개를 젓고 준비했다. 글러브에 싸인 주먹에 불길이 피어올라 또 진홍색 반딧불이 춤추며 날아오른다. 흥미가 없는 것엔 등을 돌리고, 귀찮은 일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그렇게 냉랭한 부분이 있는 자신의 가슴가운데에서 갑자기 뜨거운 것이 솟구쳐 오는게 느껴진다. 아마도 평생 이오리를 좋아하게 될 수는 없겠지만, 이오리와의 싸움으로 느끼는 이 고양감은 싫지 않다. 쿄는, 자신이 이오리와 싸우는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너의 사는 보람을 뺏으면 불쌍하니까」 쿄는 이오리가 내뿜는 아름다운 보라색의 불길을 응시하며 말했다. 「――이런 곳에서 져 줄 수는 없지!」 「말하고 싶은 것은 그것 뿐이냐……?」 이오리의 불길이 흔들리며 그 빛을 늘린다. 두 사람의 불길이 밤공기안에서 온도차를 일으켜, 근처 바람을 소용돌이치게 했다. 「재로 바꾸어 주마, 쿄……피에 물든 새빨간 재로!」 「웃기지마! 네 헛소리도 지긋지긋하다고!」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달리기 시작했다. 원인도 없고, 지켜보는 사람도 없고, 방해를 하는 사람도 없고--. 단지, 달만이 그것을 보고 있다. ![]() 분명 그 날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비와는 인연이 있는 것 같다. 비가 내리는 창가에 금이 간 거울과 니체에 괴테, 그리고 한 통의 흰 봉투--. 알바는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빗질하면서 쓴웃음지었다. 「“킹”……이라. 내가 그렇게 불리기엔 아직 관록이 부족한것 같은데」 앞머리가 이마에 한 가닥 걸려있다. 알바는 그것을 가볍게 넘긴 뒤 선글라스를 썼다. 아직 꼬맹이였던 무렵에 페이트가 권유해서 쓰기 시작한 선글라스는, 지금은 알바의 특징 중 하나였다. 「……아, 너는 그걸 쓴게 좋은데. 그 편이 침착해보여」 「그런가?」 「아아. 아무리 괴롭거나 슬프거나 마음이 아파도, 너는 항상 쿨하게 있어라. 결코 흐트러지지 마라. ……그러면, 소와레 녀석들은 안심하고 너의 뒤를 따를 수 있어. 리더라는건 항상 무게를 잡고 있어야 하는거야」 「이 거리의 리더는 페이트 당신이잖아?」 「다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불리는 거라고. 사실, 마음 아프거나 무서운 생각을 하는 건 서툴러서 말이지. 난 뒷일을 젊은 녀석들에게 맡겨놓고 빨리 은퇴하고 싶다고……빨리 제 몫을 하게 되어서 내가 플로리다 근처에서 유유자적한 노후를 보낼 수 있게 해 주지 않겠냐, 알바?」 그렇지, 알바……. 「――알바!」 알바가 순간 떠올린 회상을 끊듯이 갑자기 문이 열리며 큰일이 난 듯한 목소리와 발소리가 뛰어들어 왔다. 노엘과 갤러거 두 사람은 페이트 밑에서 알바와 소와레 만난 최초의“동료”들이다. 「너, 출장한다는게 사실이야!?」 「아아. ……누구한테서 들었어?」 「그거야 뭐, 앤의 녀석한테……아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노엘이 소리를 지르며 테이블을 두드린다. 그 소란에 반 정도 남아있던 슈냅스 병이 울렸다. 「너 지금 자기 입장을 알고 있는거야, 어?」 「그래! 너는 이 거리의 “킹”이잖아? 그런 네가 이 중요한 시기에 거리를 비우다니--」 「그만해」 알바는 갤러거의 말을 차단하며 한숨을 쉬었다. 「 나는 아직 페이트의 절반정도 밖에 못 살았어. ……그런 젊은이가 “킹”을 자처하다니 우습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문제가 아냐! 우리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거리에 있는 녀석들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문제라고!」 「그 망할놈의 〈메피스토펠레스〉랑 듀크 녀석을 거리에서 내쫓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너잖아? 그렇다면 너가 다음 “킹”이나 마찬가지지? 이 거리에는 “킹”이 필요해!」 「지금 내게는 그 직함이 아직 너무 무거워」 알바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게다가, 페이트를 죽인 녀석은 아직 살아 있어. 페이트의 원수를 갚지 않고 그의 후계자가 될 수는 없다」 알바의 그 말에 노엘과 갤러거는 숨을 삼켰다. 알바에게뿐만이 아니라, 슬럼가 출신인 노엘들에게 있어서도 한 때의 “킹”의 이름은 무시할 수 없었다. 「거기에……애매하게 말해서 미안하지만, 이번 투쟁으로 뭔가가 확실해질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어」 「확실해진다니……그 “꿈”말야?」 「아아」 몇 번이나 계속 꾼 “꿈”――. 어둠보다 별들의 반짝임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본 적 없는 밤하늘의“꿈”. 알바가 위화감과 그리움이 섞인 기묘한 그“꿈”을, 밤에 깊은 잠이 들 때마다 꾸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그 수수께끼에 싸인 미모의 여자와 만나고 난 다음부터인듯한 기분이 들었다. 「네가 푹 빠진 미녀라면, 아무래도 이 거리엔 없는 것 같아」 갑자기 침묵을 지킨 알바의 가슴 속을 눈치챈 듯이 갤러거가 중얼거린다. 「――그때부터 앤이랑 걔네 친구들에게 말해서 은근히 저기 여기를 찾아보게 했는데, 현재 단서는 제로랜다. ……그럼 너, 그 미녀가 이번 대회에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뭐. ……어쨌건, 그것과 이건 다른 이야기다. 다만 나는 페이트의 묘 앞에 가슴을 펴고 싶은것 뿐이야. 게다가, 이건 이 거리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싸움이 될거고」 알바는 붉은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흰 봉투를 손에 들며 두 사람을 돌아 보았다. 「――내가 없는중에 거리를 부탁한다. 소와레를 도와줘」 「그렇게 안되니까 너를 말리고 있는거 아냐?」 잔 걱정이 많은 갤러거가 이마에 손을 대고 천정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노엘도 과장하듯 어깨를 으쓱하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소와레라면, 벌써 옛날에 사라졌어」 「뭐라고?」 「그 녀석한테도 왔었어. 그 킹·오브·파이터즈의 초대장이」 그것을 들은 알바는 일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가 쓴웃음지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석, 요즘 좀 이상했지」 「뭐 됐어. 너희 형제는 옛날부터 한번 고집하면 절대 바꾸지 않았지. 겉보기엔 전혀 안 닮은 것 같아도 그런건 둘 다 똑같다니까」 「뒷일은 신경쓰지 말고 갔다와라. ……그렇지만 반드시 여기로 돌아와야 한다? 우리들의 “킹”은 너뿐이니까」 「아아」 굳게 쥔 주먹을 동료들과 가볍게 마주 댄 뒤 알바는 방을 나섰다. 엷은 잿빛 하늘은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미 며칠간 푸른 하늘을 보지 못했다. 「'좀 더 빛을'--인가. ……니체의 기분과는 거리가 멀군」 우산도 쓰지 않은 채 아파트를 나와 차고에 있던 애차에 탑승한 알바는, 엔진 키를 돌려 시트너머로 전해지는 믿음직한 진동에 웃음을 띄웠다. 항상 냉정하려는 가슴 속에 기분 좋은 고양감이 퍼져 간다. 「결국……나는 이런 게 싫지 않다는 거겠지」 자신을 기다리는 싸움에 가슴이 뛴다--그것을 겉으로는 선글라스와 포커 페이스로 남에게 드러내지 않는 알바·메이라는 머스탱의 액셀을 밟았다. ![]() 「……그런 미인, 한 번 보면 잊을 리가 없을텐데」
소와레·메이라는 텍스멕스·익스프레스의 더블더블 치즈버거를 콜라와 함께 삼키며 중얼거렸다. 녹슨 난간에 기대서 하늘을 올려보는 그의 머리속에는, 한 달쯤 전에 만난 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수수께끼를 담은 눈동자와 흰 피부의 미모, 새파란 입술, 아름다운 용모--.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기보다, 확실히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는 여자였다. 한 달이나 그 전이 아니라, 훨씬 옛날에 단순히 스친게 아니고 제대로 만났던 적이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그 미녀를 어디에서 만났는지, 소와레는 그 중요한 부분은 전혀 떠올릴 수 없는 것이다. 「아∼~~~! 아깝네!」 소와레는 빈 깡통을 잡고 고민했다. 「그런 미인의 이름도 못 떠올리는 건 뭔가 더럽게 손해 본 기분이란 말야! 이 소와레님이 그런 것도--」 「뭘 혼자서 떠들고 있어, 소와레?」 소와레가 계단 위에서 혼자 투덜대고 있을 때, 그것을 놀리는 것 같은 귀여운 목소리가 밑에서 날아왔다. 「――또 뭔가 알바를 화나게 한 거 아냐?」 「어이어이 앤, 맨날 그러는줄 알아? 항상 형에게 혼나기만 하지는 않는다고. 이몸도 미묘한 나이라서, 평범하게 고민할 때도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어」 「알바도 아니고 네가 고민을 한다고?」 계단을 올라 온 앤은 입가에 손을 대며 작게 웃었다. 앤은, 소와레가 알바와 함께 이 거리에 온지 얼마 안된 무렵부터 알던 사이였다. 아니, 알던 사이라고 해도 모자랄지 모른다. 앤은 알바나 소와레에게 있어서 차라리 여동생같은 존재라 해도 될 것이다. 특히, 앤의 유일한 육친인 어머니가 고인이 되고 나서부터는, 대신 우리들이 그녀를 지켜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바로 그 앤은 오히려 소와레를 손이 많이 가는 남동생같은걸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소와레가 여섯 살이나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한편 알바에 대해서는 보통에 오빠를 대하는 듯한 태도로 있기때문에, 소와레는 그 점이 별로 좋지않았다. 「흥……그러니까 난 형과는 달리 이러고 있는게 안 어울린다는거구만」 「그렇게 삐지는게 너한테 어울리잖아? ――저기, 이거」 「엥?」 「너한테」 앤의 작은 손이 소와레에게 한 통의 봉투를 내민다. 「나한테 편지?」 「응. 문 틈새에 있더라」 「편지라, 그런 장난같은걸 할만한 사람은 나한테 없을 텐데--」 받은 봉투를 몇 번 뒤집어 봤지만, 보낸 사람의 이름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붉은 봉인에 찍힌 문장이 소와레의 눈길을 끌었다. 교차하는 두 개의 낫에 맹금의 날개--. 「취향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그렇게 중얼거리는 소와레의 얼굴엔 평소의 경박한듯한 미소가 떠오른 그대로였지만, 그 눈은 웃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앤이 봉투의 내용을 확인하는 야회복에게 걱정스러운듯 묻는다. 오래동안 함께 있었던 앤은 소와레의 미묘한 변화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앤이 걱정할만한 일은 아니야」 소와레는 부드러운 앤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며 활짝 웃었다. 「이 녀석은 뭐랄까-뭐--축제에 참가하라는 걸까나?」 「축제?」 「그러니까, 이 소와레님이 없으면 분위기를 살리려고 해도 못살리겠다는 거 아냐? 아아 정말, 인기인은 괴롭다니까--엿차!」 익살맞게 머리를 저은 다음순간, 이미 소와레의 몸은 경쾌하게 난간을 뛰어넘어 공중을 날고 있었다. 「그럼, 잠깐 갔다올게!」 몇m 아래 지면에 무난하게 착지한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기 시작하는 소와레. 「간다니……잠깐만! 어디 간다는거야, 소와레!」 난간에서 몸을 내밀고 묻는 앤에게, 소와레는 붙임성 있는 웃는 얼굴로 말했다. 「그러니까 축제라니까, 축제! 이 몸이 말이지 축제가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잠자코 있을 것 같아?」 자갈을 밟으며 걷는 소와레의 두 다리가 어느새 댄스의 리듬을 밟고 있다. 싸움을 앞에 두면 언제나 이랬다. 가슴 안에서 솟구쳐 오는 고양감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움직여 버린다. 소와레는 머리속에서 울리는 베린바우의 선율에 맞추어 스텝을 밟으면서 등을 돌린 채 앤에게 손을 흔들었다. 「――내가 나간 거, 형이나 노엘들에게는 당분간 비밀로 해줘! 선물 사올테니까!」 「잠깐! 소와레!」 앤이 부르는 소리가 뒤따라 왔지만 소와레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그래--고민하고 있어도 별 수없다. 분명 이것저것 고민하는 건 자신의 컬러가 아니라고 소와레는 생각한다. 그런 건, 예를 들면 형처럼 고민하는 모습이 어울리는 사람에게 맡겨 두면 된다. 「킹·오브·파이터즈라……」 소와레는 뒷주머니에 봉투를 밀어넣으며 겁없이 웃었다. 「――어디 사는 어떤 분이 개최 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초대받은 이상 나가지 않을 수 없구만」 투쟁의 예감에 가슴이 뛰는 소와레의 머릿속에서는, 조금 전까지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을 미녀도 이미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
역시 철권 최고의 곡은 이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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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Freedom 머나먼정글 잡설록 일단 천천히 가보자고. 루리의 그래비티 블래스트 Purgatorium 혜미오빠 2ndG 스컬로케이의 修羅之道 멩넷-[http://Meang.n.. Elin ♥ 붉은광탄은 언제나 청춘♡ zero.s 의 Mini Room 로드폴드의 야메 나라 안기's Turn the page 하늘의 끝......... 몬스터헌터 전원일기 c-r-a-c-k-ER The쿠마熊's LIFE 슬슬 끄적여볼까 말까 무규칙 이종블로그. White illusion 미쿡사람입니다. 공복의 집 All Rights Reserved InstANt Talk 로보틱스 사운드포스트 .. 망콘콘의 크고 아름답게.. N@head, The Lonel.. Wir sind schrecklich .. 최근 등록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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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민A군 at 10/10 어쨌든 결론 : PS는 좆되.. by ☆Elin at 10/10 저희 동네 오락실은 전.. by 소시민A군 at 10/10 하악하악. 이젠 진 삼촌.. by 소시민A군 at 10/10 코지마 형님께 문의하세요. by 소시민A군 at 10/10 게다가 플삼 신형은 PS2.. by 소시민A군 at 10/10 난 파판보다 더 충격. .. by 소시민A군 at 10/10 끄악! by 소시민A군 at 10/10 사실 낙후된동네는 카.. by 猫又K at 10/09 우리 미시마 가문은 카와.. by LackSuiVan at 10/09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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